이 책은 (적어도 내게는) 무가치하다. 그런데 왜 아무도 그 사실을 그대로 말하지 않는가. 유튜브와 페이스북 같은 SNS엔 이 사람의 말을 신앙처럼 떠받드는 인터뷰와 허언장담이 시골길에 돌 채이듯 퍼져만 간다. 그런데 아무도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하지 않는다. 과정은 생략한 채 돈만 많이 벌면 진리가 되고 정의가 되고 해답이 되는가. 우연한, 뜻하지 않은 성공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자신이 인생의 공략집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의아하다. 나는 적어도 인생이 수학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 하나의 답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돈을 버는 일은 무척이나 어렵다. 모두를 부자되게 하는 단 하나의 정답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아무도 이런 말을 하지 않는가. "나는 세상에..
얼마 전 한 스타트업의 브랜드북 작업을 하게 됐다. 몇 달의 시간이 지난 후 흐뭇한 결과물을 받을 수 있었다. 책이 입고되던 날, 회사 대표님이 너무 좋아한다는 피드백에 얼마나 신이 났는지 모른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담당자로부터 카톡 메시지를 받았다. 누군가 옥의 티 같은 오탈자들을 꼼꼼히 찾아 그 리스트를 보낸 모양이었다. 명백한 내 잘못이었다. 나는 곧바로 이전 책을 폐기하고 새로 책을 찍자고 했다. 1000부를 새로 찍는데 44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 나는 이 비용을 모두 대겠다고 했다. 회사 대표로부터 연락을 받은건 그 다음날의 일이었다. 나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제안을 받았다. 전량 폐기하고 재쇄본의 비용을 내가 감당하는 것, 또 하나는 기존 책을 활용하는 조건으로 폐기하지 않는 대신..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막 회사를 나왔을 때 여러 가지 유혹이 있었다. 그중 가장 큰 건 불안과 외로움이었다. 마침 나 같은 사람을 위한 협동조합이 있어서 당시로선 거금인 150만 원인가를 내고 가입했다. 팟캐스트에 출연했더니 나중엔 내게 녹음과 편집을 맡겼다. 강연자로 한 번인가를 나서 50만 원 정도를 받았다. 문제는 그 후에 일어났는데 협회 가입비를 회장이란 사람이 개인의 월급으로 가져가는 게 문제가 되어 협동조합은 공중 분해되었다. 그때 한 가지 크게 깨달은게 있다. 자기 앞가림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누군가와 협업한다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는 사실이었다. 최근 무려 800만 원 가까운 가입비를 내야 하는 협회의 설명회를 들었다. 2시간 반 넘는 설명회를 듣다 보니 여러 가지 의문이 생겼다. 3명의 전문가가 무려 120명을..
몇 년 전 저희 어머니가 옥장판을 집에 보내오셨습니다. 딱 봐도 엉성한 품질에 무겁기만한 이 장판이, 무려 600만 원이나 한다는 걸 알게 된 건 아들의 네이버 검색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루 종일 전화통을 붙잡고 소비자 보호원 같은 온갖 곳에 전화를 한 뒤에야 욕을 먹으며 환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름이 성경에서 따온 듯 해서 두 배로 불쾌했었죠. 하지만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그들이 판게 장판이 아니었다는 것을요. 그 사람들은 어머니에게 아들이 주지 못한 관심과 애정을 판 거였습니다. 어머니에게 그 분들은 가족 그 이상의 신뢰를 얻고 있었어요. 몇 백만원 짜리 장판은 그에 대한 보답이었을 뿐입니다. 이 사기꾼들은 제품이 아니라 거짓된 가치를 팔고 있었던 겁니다. J라는 사람이 쓴 책을 읽었습니다...
최근 저는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을 나와, 글로벌 기업에서 일해온 분의 책을 쓰고 있는 중입니다. 그 와중에 많은 것을 배웁니다. 일에 대한 열정, 집요함, 전문성까지, 돈을 받으며 비싼 수업을 받는 호사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또 한 가지 알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의 가진 인맥의 힘입니다. 선배, 동료, 후배들의 경력과 현업에서의 지위가 하나같이 화려합니다. 왜 공부를 열심해 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학력은 더 나은 출발선에 서게도 하지만 '그들만의 리그'에 가입할 자격을 얻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이들이 부와 명예를 독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당연하게 여기거나, 아예모르거나, 때로는 알고도 외면해왔습니다. 그런데 요..
네이버 라인의 계열사를 다니는 지인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연초부터 비용 절감에 대한 압박이 상당하다고 하네요. 캐시 카우인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도 30%나 줄었다고 하네요. 스타트업 관계자분들을 만나보면 하나같이 투자가 얼어붙었다고 아우성이십니다. 한때 잘나가던 스타트업들이 권고사직으로 바쁜 걸 보면 올해가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래서인지 지인이 유튜브 하나를 소개해주었습니다. 한 마디로 쉽게 돈 버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유튜버입니다. 신사임당과 유사한 컨셉인데 컨텐츠 하나 하나가 월 천 만들기 등 아주 구체적이고 매력적인 소재들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런 컨텐츠를 워낙 싫어하는 사람이라 평소라면 보지 않았을 거에요. 그런데 오랜 지인이 추천해서 못 이기는 척 하고 십 여개의 영상을 보았습..
1. 펍시는 '반려동물과 반려인 모두를 위한 패셔너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이다. 반려동물과 반려인을 위한 의류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펍시는 10kg대 블랙탄 시바이누를 키우는 파운더의 삶 속 고민에서 시작된 스타트업이다. 2. 펍시는 브랜드 공식 채널과는 별개로 '펍시랩(PUPCY LAB)'이라는 이름으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그리고 브랜드를 만들며 부딪히는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 3. 펍시는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기만 하는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를 직접 참여시키고 있다. 제작 중인 시제품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도록 참여자를 모집하고 시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있다. 4. 체온이 높고 털이 있는 반려동물은 무더운 여름철 열과 자외선으로부터 보호가 필요한 만큼 쿨나시에 기능..
1. 양양과 고성을 중심으로 신기하고 재밌는 가게들이 생겼다. 흥미로운 페스티벌도 열린다. 서핑이 대중화하면서 주말마다 별장을 찾듯 양양을 찾는 사람도 많다. ‘양양 한 달 살기’, ‘양양 1년 살기’에 도전하는 사람도 생겼다. 아예 삶의 터전을 옮기는 이들도 있다. 2.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살던 북 디자이너 오은영· 연구원 박용식 부부는 올해 1월 회사를 과감하게 그만뒀다. 본래 휴양을 목적으로 동해안 소도시를 둘러보다가 속초에 반해 아예 눌러앉았다. 부부는 ‘루루흐’라는 이름의 비건 카페를 오픈했다. 3. 속초의 한적한 주택가인 교동에 자리 잡은 카페 루루흐는 2인까지만 착석이 가능하고, 2인 이상은 테이블을 따로 앉는 것도 허락되지 않는다. 대화는 옆 테이블에 방해가 되지 않는 작은 목소리로 해..
인스타그램은 어렵습니다. 페이스북을 오랫동안 운영했던 저도 개인 인스타그램은 손을 못대고 있어요. 텍스트보다 이미지 위주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채널이거든요. 하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니 무시할 수 없는 채널이에요. 그래서 오늘은 '남다르게', 하지만 '제대로'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세 곳을 돌아보았습니다. 모든 브랜드가 활용할 수 있는 채널은 아니지만, 이 포스팅을 통해 자그마한 아이디어나 인사이트를 얻으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 마이리얼트립 얼마 전 속초 여행을 다녀왔어요. 물회도 먹고 대게도 먹었지만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낚시였네요. 오전 9시에 바다에 나가 두 마리의 물고기를 건져올렸습니다. 아마도 도다리와 양태였던 것 같아요. 그나마 두 마리는 딸 혼자서 낚아 올렸답니다. 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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