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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표란 유튜버가 있다. 그는 자신의 영상을 항상 '구 신사임당이신 주언규 피디와 함께'라는 표현으로 시작하곤 한다. 한때 유명 강사였던 그는 어느 날 주언규 피디의 노하우를 듣고 새로운 AI 플랫폼을 만들어보기로 한다. 그가 밝히는 이 AI의 원리는 간단하다. 유튜브에서 히트한 영상은 나름의 성장 곡선이 있다. 서서히 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닌 한 번에 폭발하는 공통점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가 만든 노아 AI는 이런 떡상의 포인트, 즉 First hit를 찾아준다. 이 시점에서 여타의 결이 같은 영상까지 조회수가 폭발하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얘기하는 현대표의 영상에서 나름 유명 강사였던 그의 언변을 확인할 수 있다. 요즘 유튜버는 예쁘거나, 말을 잘하거나 혹 이 둘 다여야 하는 것일까?

또 한 가지 그가 강조하는 지점은 하나의 영상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일반적인 방식에 대한 비판이다. 보통 사람들은 컨텐츠를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하고, 업로드하고 기대 혹은 기도를 한다. 하지만 현대표는 이런 과정이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간판이 허접하면 사람들이 아예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단 사람들을 오게 하고 그 다음에 먹이는 순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가 주장하는 컨텐츠 작법은 다음과 같다. 일단 유행하는 '주제'를 찾는다. 그 다음에 썸네일과 제목을 만든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영상을 촬영해서 업로드한다. 이것이 그가 말하는 성공하는 유튜브 컨텐츠를 만드는 비법이다.

그런데 일단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내가 아는 진짜 맛집의 일부는 그 외관이 허름하다는 것이다. 오래되고 메뉴도 하나 뿐인 맛집을 여러 군데 안다. 게다가 사람들이 맛집에 매료되는 데에는 음식의 맛 말고도 여러가지 요소가 있다는 점이다. 어디 그 뿐인가. 한 번은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컨설팅한 적이 있었다. 놀랍게도 이 브랜드는 '수요 미식회'의 출연 요청을 거절했다.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게 그 이유였다. 그렇다면 그 브랜드 대신 방송에 출연한 햄버거집은 어떻게 되었을까? 놀랍게도 다운타우너 한 곳을 제외하곤 다 망했다고 한다. 이른바 유튜브의 Firt hit를 경험한 이 맛집들은 왜 망했을까? 그러니 유튜브 운영을 맛집에 빗댄 그의 비유는 조금 설득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유튜브는 맛집이 아니다. 사람들이 미어터진다고 서비스가 떨어질 일은 없다. 하지만 현대표가 주장하는 순서를 따른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일단 사람들이 열광할 소재를 찾는 것이 어렵다. 게다가 어렵사리 그 주제를 찾는다고 해서 내가 잘 만들어내는건 또 다른 일이다. 노아ai가 제시하는 히트 키워드를 살펴본다. 동기부여가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자기계발, 성공, 브이로그, 부자, 건강, 다이어트, 부동산, 요리가 그 뒤를 따른다. 어느 하나 새로운 주제가 없다. 썸네일과 제목만 해도 그렇다. 언제까지 성공한 영상의 제목을 베껴야 하는 것일까? 과연 그것이 지속가능한 유튜브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을까?

그런데 정작 자신의 컨텐츠는 왜 터지지 않는 것일까?

 

사실 그가 제시한 컨텐츠 작법의 프로세스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브랜딩도 꼭 같은 과정을 따른다. 일단 고객과 시장의 니즈(Pain point)를 찾는다. 일종의 세부 주제인 셈이다. 그리고나서 서너 가지의 차별화 요소를 찾는다. 이를 바탕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다시 이를 압축한 컨셉, 그 다음에 네이밍과 카피, 스토리텔링 등을 도출한다. 여기서 썸네일과 제목은 컨셉이나 카피 정도로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 그가 말하는 작법이 세상에 없든 플로우는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전문가들도 노아ai를 마냥 달갑게만 보지 않는 것 같다. 한 채널은 노아 ai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한 판단은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맡기고 싶다.

"실제로 터지는 영상의 유통기한도 세탁등의 계절성 영상 아닌이상 1년내내 터지는 영상은 거의 없다. 아니 넷플릭스의 대작들도 한달이면 약빨이 다하는게 현실이니 고작 유튜브 영상들의 지난 조회수를 계산해 봐야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비아토르 VIATOR in NY' 유튜브 채널)

나는 블로그 마케팅으로 월 천을 벌 수 있다는 말을 여러 번 듣고 그들을 따라하고 있다. 유튜브로 월 억을 벌 수 있다는 사람들의 채널을 보며 기존의 '스몰 스텝' 채널을 활성화할 여러가지 컨텐츠를 고민하고 있다.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맹목적인 추종보다 비판적인 수용이 서로에게, 그리고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에게 유익할 거란 생각 때문이다. 나도 돈을 벌고 싶다. 기왕이면 적게 일하고 많이 벌고 싶다. 어느 순간엔 일하지 않고도 돈을 버는 패시브 인컴의 경지에 다다르고 싶다. 하지만 그 과정은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과정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들이 주구장창 말하는 돈 없고 빽 없는 사람들도 따라할 수 있는, 그래서 그들처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이 긴 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