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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유행하는 월 천, 무자본 노동의 흔적을 따라가다보면 결국 마케팅과 브랜딩의 '본질'에 가닿게 됩니다. 그게 뭐냐하면 사람들의 마음, 즉 본능과 욕구를 읽는 능력들을 저들이 가지고 있다는 거에요. 문제는 그 목적이 자신의 부나 명예가 될 때 빚어지는 비극이 빚어진다는거죠. 히틀러가 원래부터 괴물은 아니었을거라 생각합니다.(그런 역사적 흔적은 몇몇 남아있죠) 그런데 자신을 추앙하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그는 브레이크를 밟지 못하고 온 인류가 기억하는 진짜 괴물로 남았습니다.

제가 '스몰 스텝'이라는 책을 썼을 때의 일입니다. 저를 추앙?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나타나더니 내가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모임이 만들어지고, 오프라인 행사가 운영되는 놀라운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다행히 저는 별 수 없는 소시민이었습니다.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욕심을 드러냈고 아우라는 사라졌죠. 개인적으로 저는 그 경험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 추앙이라는 것도 결국 그들 각자를 향한 거라는 사실도 알게 됐구요. 거기서 조금만 더 나아갔더라면... 아찔한 생각이 듭니다. 하다못해 겨우 조그만 책 한 권 쓰고도 빚어지는 일입니다.

온 세상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 쉬워졌고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마케팅 쪽만 해도 이미 비범함을 넘어선 구루들을 여러분 접하게 됩니다. 신수정, 박종윤, 신병철 같은 분들이 그런 분들입니다. 이들 중엔 기부만 10억을 하신 탁월한 강연가, 전략가도 계시죠. 저는 이분들의 행적과 흔적들을 살피며 꼼꼼히 비판적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깨닫곤 하죠. 진짜 구루들이 마케팅과 브랜딩의 본질을 미치도록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세상이 말하는 비법,지름길, 신화는 없다는 겁니다.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이것도 식상한 표현이네요) 대기업에서 외국의 유명한 마케팅 구루를 모신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며칠간 이어진 강의에서 그가 한 유일한 '질문'이었다고 하더군요. 당신이 하는 일의 본질을 정의하라는 겁니다.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열광하는 이론과 전략의 본질은 사람을 이해하고 업의 본질을 끝없이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구루라 불리는 이들을 '비판적'으로 배우려 애쓰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빠른 지름길, 헛된 신화에 쉽게 빠지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지금까지는 드러난 결과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요즘 뜨는 브랜드, 핫한 유행을 쫓아다녔습니다. 그리고 알게 되었습니다. 그 중 절반 이상은 운이며, 또 그 중에 절반은 만들어진 유행이라는 것을요. 현상 이면의 보이지 않은 원리와 움직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힘도 기르게 됐죠. 다행히 저는 '글'이라는 대상을 남들보다 조금은 자유롭게 다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재능으로 이런 지금도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모으고, 편집해서, 전달하고 싶습니다. 그 과정이 저의 수익, 브랜딩으로 이어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요.

놀라운 마케팅 결과를 보아도 예전처럼 소리만 지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이면에 또 내가 모르는 다른 이유가 있는지를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오해를 할 수도 있고, 또 그 대상이 되는 사람, 브랜드가 오해를 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크고 작은 전투를 거친 용병의 상처와 비슷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틀릴 수 있다는 마음으로, 그 지적을 허물없이 할 수 있는 우군들을 두고, 이 조용한 전쟁과도 같은 마케팅과 브랜딩의 판의 어느 한 곳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두렵지만 흥분되는 여정입니다. 저는 그 경험을기록하는 소박한 기록관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