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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8년 쯤부터 시작된 복고, 레트로 열풍은 아직 유효하다. 그리고 여기에 코로나 19로 비롯된 '집콕 문화'가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그렇게 힘입은 복고 열풍은, 결국 LP문화의 부활을 야기했다. 턴테이블과 바늘의 '툭,툭,툭,,'소리로 시작되는 LP 특유의 감성을 사랑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만 같다. 친구 집에 놀러가면 한 장 쯤 있을법한 '인테리어 소품' 기능의 LP들. 전 세계 레코드판에서는 둥근 판들을 선두로 '아날로그 붐'이 일고 있다. 빌보드와 MRC데이터가 공개한 2020년 미국 음악시장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LP는 총 2천 754만 장이 판매됐다.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 약 46% 오른 수치로, MRC 데이터가 집계를 시작한 1991년 이래 최대 성장 폭이며, 15년 연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트인사이트, 2022.02)

 

2. 김 대표는 굴지의 음반직배사 BMG와 소니뮤직코리아에서 13년 동안 음반 기획, 마케팅 업무를 해왔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음반업계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 돼갔다. 보다 희망적인 일을 하고 싶었던 그는 2012년 '본부장' 직함을 내려놓고 회사를 그만 뒀다. 잠시 쉬던 중 주변 사람들이 “음반을 내달라” “공연을 같이 해보자”는 제안을 해왔다. 홍대에서 공연 기획 및 앨범 발매를 하던 인디음악 브랜드 협동조합 ‘라운드앤라운드’에 합류했다가 1인 레이블을 설립하게 됐다. (스포츠큐, 2015.01)

 

3. 처음엔 매장을 운영할 생각이 없었다. ‘서울레코드페어’는 이미 시작해서 해야 했지만, 음반 관련 일은 질린 감이 있어 가급적 쉬자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해외 아시는 분이 음반을 국내에서 내려고 하는데 ‘낼 곳이 없다’며 연락이 와서 그럼 ‘내가 낼게’라고 했다. 사업자가 필요하니까, 내가 키우던 고양이 ‘김밥’의 이름을 따서 레이블을 시작했다.  음반도 내고, 조그만 공연도 기획했지만 매장을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사무실이 필요했다. 중개인이 이곳 1층을 한번 보라고 하더라. 정말 작았는데 사무실이지만 좋아하는 음반들을 진열해놓으면, 누군가 한 번이라도 물어봐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우연치 않게 매장 운영을 시작하게 됐다. 지금은 진열대로 쓰고 있지만 이건 원래 책상이었고. (주간현대, 2022.07)

 

 

4. 비틀즈와 오아시스, 라디오헤드의 한정반을 찾는 사람이 수도 없이 많으며, 이 한정반을 수급하는 날이면 '조기 품절'을 준비해야 할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가장 많이 팔린 LP는 의외로 백예린, 크러쉬의 음원들이다. 명반의 단순 재발매 작을 소비하기 위함이 아닌, 감상보다는 소장으로써의 가치를 좇는 MZ세대의 특징을 알아볼 수 있는 부분이다. LP로 표상되는 레트로, 힙, 감성이라는 키워드를 자신을 표현하는 매개로써 사용하는 것이다. 이에 발맞추어 LP 제작 시 요즘 세대의 '감성'을 저격하기 위해, 색, 그래픽디자인 등 LP판에 삽입되는 여러 요소들에서 심미적 가치를 추구하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아트인사이트, 2022.02)

 

5. 그렇다면 MZ세대는 LP의 어떤 면에 매료되는 걸까? 우선 음악을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 꼽을 수 있다. 이는 디지털 음원과의 가장 큰 차이로, 실체 형태가 있는, 그래서 시각적 효과와 소장가치가 두드러진다. 두번째로는 LP가 단순 음향기기를 넘어 MZ세대에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LP를 감상하며 당시 문화를 생각해보기도 하고, 이러한 LP의 성격 자체에서 시대적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LP만이 주는 감성 그 자체가 새로운 가치적 요소로 주목받는 것이다. 단지 음악 감상 도구로써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트인사이트, 2022.02)

 

6. “LP의 가장 큰 매력은 패키지다. 시원한 아트워크와 꺼내 듣는 맛이 있다. 국내에선 LP가 워낙 소규모 비즈니스이고, 수입에 의존하고, LP 생산 공장이 거의 없다보니 가격이 비싸다. 미국에서 15~20달러라면 국내는 운송비 포함 2만5000~3만원선이다. 가격은 청자가 많아져 대량 제작하면 싸진다. 2만원대 초반이면 CD와 가격차도 별반 안 나므로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좋은 음악을 생활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려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LP시장이 나쁘지 않다고 소문이 나면 국내 대형 기획사들도 LP를 제작하지 않겠나.” (스포츠큐, 2015.01)

 

 

7. 모든 일이 그렇지만 음악을 좋아한다고 해도 일이다. 특히 ‘음악 비즈니스’는 수익을 얻기 힘들다. 비주류 음악을 해서 그런 게 아니라, 주류 음악을 해도 그렇다. 방탄소년단(BTS) 같은 성공 사례가 얼마나 되겠나. 인디라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도 하고. 미디어도 많이 생기고 홍보 수단도 새로운 방식이 생기지만 우리 같은 옛날 방식도 여전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뮤지션들에게 우리 같은 루트도 있어야 하니까. 무엇보다 음반을 파는 비즈니스인데 생각지도 못한 좋은 기운들을 손님들로부터 받아서, 힘든 가운데도 기운을 얻는다. 사명감이라는 말은 이상한데, 그런 비슷한 생각까지 든다. ‘우리가 힘들어도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끌고 가야겠다’는 생각. 그렇게 좋은 에너지를 받아서 열심히 하다 보면 잠깐이라도 좋은 결과가 생기고, 완전히 절망적인 상황이 아니니까…. 그런 걸 보면서 계속 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한 분야만 열심히 하는 성격이 아닌데(김 대표는 과거 카페 창업도 했다)도 말이다. (주간현대, 2022.07)

 

8. “저는 소리가 LP의 본질적 가치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심지어 턴테이블이 없는데 바이닐 레코드를 사는 분들도 많거든요. 그냥 좋아하는 음악가의 작품을 새로운 형태로 소장하고 싶은 거죠. CD 시장이 쇠락할 때 많은 이들이 ‘그래도 CD 소리가 MP3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했죠. 이런 주장은 늘 실패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지난 몇 년 간 턴테이블이 많이 보급되긴 했지만, 대다수는 보급형 기기예요. 아무리 레코드를 잘 만들어도 소리가 좋을 수 없거든요. LP로 좋은 소리를 들으려면 좋은 턴테이블과 좋은 앰프·스피커를 사고 잘 만든 레코드를 사야 해요. 그걸 다 감당할 팬들은 몇 명 되지 않겠죠. 그래서 ‘LP는 소리가 좋다’는 게 LP를 사는 이유가 될 순 없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롱블랙, 2023.01)

 

 

 


 

 

* 공식 웹사이트

https://gimbabrecords.com/

 

* 내용 출처

https://bit.ly/3YG8rlO (주간현대, 2022.07)

https://bit.ly/3ltFwTQ (아트인사이트, 2022.02)

https://bit.ly/3K0sasv (스포츠큐, 2015.01)

https://bit.ly/3HX4ouA (롱블랙, 202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