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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 여성이 만든 립버터가 세계 1위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에서만 20만개, 지금까지 전 세계 누적 기준 110만개 팔렸다. 비건(vegan) 화장품 브랜드 ‘멜릭서(melixir)’의 립버터로, 2021년 5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1년 넘게 아마존 립버터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비건은 고기, 우유, 달걀 등 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완전 채식주의자를 의미한다. 멜릭서는 채식주의 개념을 화장품에 확장한 브랜드이다. 회사 이름도 멜릭서이다. 핵심 제품은 립버터이다.(매일경제, 2023.02)

2. 멜릭서가 세상에 나온 건 2018년, 이하나 대표가 스물아홉 살 때다. 무엇이든 될 수 있으나, 무언가를 완전히 이루기엔 성숙하지 않은 시절이었다. ‘비건’이라는 개념과 문화가 국내에 널리 알려지기 전, 이하나가 만든 멜릭서는 ‘바르는 비건’으로 생활 깊은 곳에 침투해 우리 피부에 지워지지 않는 궤적을 남긴 셈이다. 신비롭기도 묘연하기도 한 이 이름은 정말 어떤 묘약처럼 전 세계인의 몸으로 퍼지기 시작했다.(보그, 2022.10)

3. 멜릭서는 국내 첫 비건스킨케어 브랜드다.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는 원료를 쓰는데 이런 원료들은 미국 환경·건강 관련 비영리 단체 EWG 안전등급을 획득했다. 한 마디로 멜릭서는 100%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화장품을 만든다. 제조 과정뿐 아니라 화장품 패키지 역시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를 활용하고 있다. 화장품 박스에 흔히 볼 수 있는 비닐 소재 테이프도 종이로 대체했다. 제품을 둘러싼 모든 아이템이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졌다고 이해하면 된다. (서울경제, 2020.11)

4. 립밤 대신 립버터라고 부르는 이유도 사람이 먹어도 몸에 해롭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멜릭서 립버터에는 대부분의 립밤에 들어가는 석유 추출 성분인 바세린을 넣지 않은 대신 피부 보습에 도움을 주는 아가베추출물, 시어버터, 6가지 식물성 오일 등이 첨가됐다.(매일경제, 2023.02)

5. “친환경 소비는 ‘메가트렌드’ 입니다. 특히 1980년~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MZ세대는 동물성 원료를 쓰지 않은 ‘비건화장품’에 주목하고 있어요” (서울경제, 2020.11)

6. 조형예술대학에서 서양화와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이하나 대표는 졸업 후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떠났다. 와이콤비네이터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국내 최초로 선발된 뷰티 커머스 스타트업 기업에서 인턴 디자이너로 시작해 3년 만에 글로벌 사업부장으로 승진했다. 그 사이 수많은 혁신 기업가를 만나며 그 역시 자신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 우리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었다.'(보그, 2022.10)

7. “당신 회사의 화장품은 동물실험을 하나요?” 2014년 어느 날 첫 직장에서 이하나는 한 고객으로부터 자신의 인생을 뒤흔드는 질문을 받았다. 어디서도 받아본 적 없는 질문이었다. 3~4년의 시간이 흐르는 사이 같은 질문이 늘어나는 것을 목도하며 그가 그린 건 우리가 마주해야 할 넥스트 스텝, 미래 세대의 모습이었다.

8. 한국으로 돌아와 멜릭서를 만들며 비건 화장품이 무엇이냐는 사람들의 물음에 그는 멜릭서만의 세 가지 원칙이자 약속을 세워 공표했다. 첫째, 높은 품질의 식물성 원료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며 동물성 원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을 것. 둘째, 피부에 유효한 식물성 성분과 잘 선별한 안전한 인공 성분을 조합해 피부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제품을 만들 것. 셋째, 제조 과정부터 제품을 사용하기까지 과정을 통틀어 재활용 가능한 소재와 지속 가능한 산림 경영을 통해 만든 소재를 사용할 것.(보그, 2022.10)

9. 이 대표는 특히 브랜드 철학을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MZ 세대의 마음을 얻으려면 제품을 만드는 것 이상으로 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브랜드가 정직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시장과 늘 소통 가능해야 한다”고 봤다. 해외 진출에도 친환경 기조를 우선시하고 있다. 가령 중국 시장에 발을 담그려면 중국식약청(CFDA)의 위생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동물실험을 통과해야 한다. 이 때문에 멜릭서는 중국 당국이 동물 실험을 폐지하지 않는다면 중국에 진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화학 방부제를 쓰지 않기 때문에 제품 유통기한도 짧다”며 “길면 6년까지 되는 일반 화장품과 달리 멜릭서는 1~3년 사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경제, 2020.11)

10. 멜릭서는 이르면 다음 달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 12개국에 진출한다. 멜릭서 제품은 현재 미국, 일본, 독일 등에 수출되고 있다. 다양한 온·오프라인 판매 유통망 확장을 추구하는 보통의 화장품 회사와 달리 멜릭서는 자사 쇼핑몰, 아마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계열의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매일경제, 2023.02)